2018년 11월 26일 월요일

[한국 상표] 상표의 유사판단, 왜 이렇게 힘든가?

1. 유사 판단의 불확실성

상표의 등록 가능성과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대비되는 두 상표가 유사한지 여부는 중요한 쟁점이 된다. 그런데, 이를 판단하는 법적 기준이 단순 명확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동일 사건이 심사관에 따라, 심판관에 따라, 법원에 따라 유사 여부의 결론의 달라지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도 특정 상표의 등록 가능성을 묻는 의뢰인게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기 일쑤다. 등록가능성이 있다, 거절될 가능성도 있지만 등록될 수도 있다, 가능성이 60%정도이다 라는 식의 (의뢰인이 듣기에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게 된다. 이것이 최선일까? 왜 이런식으로 답변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상표의 유사판단 기준

"상표의 유사여부는...일반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거래상 상품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상표심사기준 2016. 09. 01)

이를 좀 단순하게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비자에게 2개의 상표를 보여주면서 가게에서 이런 상품을 만나게 되면, 같은 회사 제품으로 인식할 것 같으냐, 아니면 서로 다른 회사 제품으로 인식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지고, 소비자의 답변에 따라서 유사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다수의 소비자가 같은 답변을 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다. 심사관, 심판관, 법관은 자신이 질문을 받은 소비자라면 어떤 답변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결론을 낸다. 그렇다보니, 누가 그 사건을 심리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하게 된다. 이는 사건을 심리하는 심사관, 심판관, 법관들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일반소비자의 인식수준"이라는 판단 기준 자체가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3. 그렇다면, 전문가의 조언이 유의미한가?

그래도 여전히 전문가의 조언은 유의미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유사 판단 자체는 그 자체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여러 사례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어떤 기준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판례 분석을 통해 최근의 법원의 입장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신발 제조업 분야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판단 요소가 의료업 분야에서는 중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신발 제조업에서 적용되는 유사 판단 기준을 의료업 유사 판단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전문가는 판례 등 다양한 데이타를 토대로 불확실성 속에서도 예측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그러니, 전문가가 (의뢰인이 듣기에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더라도 너무 화내지는 말자.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 자료로 활용하여 경영 판단을 하는 현명한 자세한 필요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유사 판단 중에서도 까다로운 결합 상표의 유사 판단에 대해 검토해 보기로 한다.